'면접'에 해당되는 글 1

  1. 2008/10/16 면접記(4)
2008/10/16 00:49 else

예전의 private 블로그에 작년 면접 후 남겼던 글을 옮겨봅니다.

1.
목요일에는 입사 면접이 있었다.
직장을 옮기기 위한 면접으로 만일 실패할 경우 현재 직장을 관둘 마음이 전혀 없으므로, 현재 직장에서는 절대 비밀이다. 기술 면접이라 시간이 무려 4시간이나 잡혀있고, 준비도 할겸 아예 월차 휴가를 냈다.
물론 회사에 밝힌 사유는 그냥 '개인사유'.
면접 당일 오후 4시경 나는 한참 면접이 진행되고 있었으므로 당근 휴대폰을 꺼 놓았었고, 직장에 출근한 우리 와이프는 내가 굳이 얘기를 안한 탓에 회사에 휴가를 낸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게다가 한참 면접중이라 전화가 꺼져있다는 사실도 전혀 모른채, 그만,
회사 내 자리로 직통 전화를 날렸다. 아마 옆 자리의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겠지.
"우리 남편 전화가 꺼져 있어서 전화를 했어요, 우리 남편 좀 바꿔주세요."
직장동료는 순간 내가 외근 중인 줄 알았고, 일단 자리에 없으니 찾아서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는데... 전화를 끊고 알아 보니 이 사람은 휴가중이다.
'개인사유'에 의한 휴가중인데 와이프가 그 사실을 모른다! 앗. 뭐야 이건??
난 이런 일이 일어난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고, 집에 와서야 와이프로 부터 그런 일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와이프는 전화를 받은 직원이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투덜거린다.
면접 다음날 나는 외근이 있어 본사로 출근하지 않았다.
다른 회사로 출근하고 메신저가 연결되자 본사 동료가 말을 건다. 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혼자 막 쳐내린다.
"형 어제 누구랑 있었죠? 형수님이 막 찾던데요... ㅋㄷㅋㄷ"
"우리끼리 아주 소설을 썼답니다.  ㅋㄷㅋㄷ"
"결론은 우리가 조용히 해야 한다 ㅋㄷㅋㄷ"
뭐야 이것들... 나름대로 소설들을 쓰면서 와이프한테 하겠다고 한 연락도 일부러 안하고 침묵했다나.
초대형 난감. 난 할 수 있는 말도 없고.
비슷한 대화를 거는 사람이 두명더. 주로 ㅋㄷㅋㄷ, ㅋㅋㅋㅋ 이런 거 섞어가면서. 수습이 안돼 수습이.

2.
3시간 반에 걸쳐 진행한 기술 면접은 내가 겪어본 갖가지 면접중 가장 혹독했다.
이 조직의 면접 방식은 좀 독특하다. 소위 팀원 면접이라 불리우는 것으로 관리자가 아닌(팀장 면접은 그 전에 이미 거쳤고) 같이 일하게 될 팀원이 후보자를 인터뷰하는 방식이다. 신상이나 경력에 관한 질문에서 기술력을 테스트하는 질문들 까지.
방식은 팀장과의 면접을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질문 내용에 대해서는 그 분야를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시험인데 예상문제가 없는게 아니라 과목부터 모르는 처지. 그래도 뭐라도 해야 할듯하여 내 나름대로 준비를 했었다.
이름하여 프로젝트 명 '갑자기 똑똑해지기'
'C++ 프로그래밍 언어', '디자인 패턴' 두 과목에 촛점을 집중하고 인터넷 서점에서 평이 가장 괜찮은 책 두 권을 골랐다. 한권은 구입, 한권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약 일주일간 본교재 두권 + 참고교재 몇권을 가장 무식한 방법으로 학습했다. 읽고-외우고-읽고-외우고.
세명의 면접관이 한명씩, 한명당 한시간 정도씩 면접을 진행했다. 내가 공부한 건 하나도 안물어봤다.
주로 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에 대한 설명과 그 프로젝트를 이 조직에서 응용할 방법, 자기들이 업무에서 맞닥뜨렸던 문제들을 나에게 직접 제시하면서 풀어보기를 요구하는 것들이었다. 늘상 고심하던 종류의 질문들이라 대부분 어렵더라도 답을 냈지만, 어떤 질문들에서는 아주 바보가 됐다.
면접이 다 끝나자 팀장이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지금 곧 팀원들과 의논 후 결과는 헤드헌터를 통해서 알려줄테니 그만 돌아가라고 한다. 말도 너무 많이 했고, 지금 곧 팀원들과 의논 하고 있을 그 얘기가 너무 궁금해서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돌아가고 있었다. 헤드헌터한테 전화가 왔다. '통과'라는 말을 썼다. 그러고보니, 합격이 아니라 통과. 아직도 과정이 남아있으니까. 휴우--- 어쨌건 오늘까지의 악전 고투는 일단 성공이다. 다행이다. 헤드헌터가 자기일처럼(자기일...이 맞군) 기뻐하여 고마웠다.

3.
꿈속에서 나는 이직에 성공을 했지만 문제가 생겼다.
헤드헌터 업체가 알고보니 폭력조직이었다. 알고보니가 아니라 알고서도 내가 도움을 받은 것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보고 자꾸 형님이라고 부르고, 내가 그 사람에게 자꾸 잘보이려고 행동을 했다. 자기일처럼 기뻐했던 그 헤드헌터는 미모의 여조직원으로 알고보니 상소리도 곧 잘하는 여자였다. 마음 속에는 체념과 불안, 후회 같은 것들이 가득했다.
정말 최악인 것은 내가 받는 월급의 일부분을 조직에 계속 상납해야 했고, 이게 또 그냥 상납 같은 것이 아니라, 사채를 빌린꼴 뭐 이런 것이어서 뭔가 헤어나지 못하게 얽힌 그런 거였다.
이건 상황이 너무 심한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면서 슬슬 눈치를 채기 시작한다. 이거 꿈이잖어...

4.
아랫 입술에 물집이 돋았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한번 감염되면 절대 몸에서 사라지지 않으며, 평소에는 아무 일도 안하고 신경에 잠복하고 있다가 몸이 피곤해지면 입술에 물집을 발생시킨다. 거 바라. 내 고생 좀 했다니까.
 

posted by 심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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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ebJOY 2008/10/16 02:32  Addr Edit/Del Reply

    1빠~~

  2. 꺼덜 2008/10/16 10:04  Addr Edit/Del Reply

    2빠~~ 흑. 이제는 할 말 있을 때 마다 와야 겠군요. T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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